가마쿠라 가는 길.
드디어 고양이를 볼 수 있었다.
"여기 고양이들 많아.
꽤 많이 볼 수 있을 것이야."
라고 오늘의 가이드이자 일본에서 공부하는 친구는이야기했지만
날씨 탓인지, 대낮이었던지 고양이들은 보이지도 않았다.
그렇게 많다는 고양이를 처음 본 것은엔각사 입구의 벤치였다.
동행한 모두가이 절의 이력에 대해서 잘 알고 있었지만, 난 지금 여기가 어디인지도모른다.
가기 싫은데 억지로 손잡혀 이곳까지 따라온 것은 아니었지만,
일본 일정에서 내가 짠 것은 하나도 없었으니 오늘도 그냥... 따라다니기만 하면 되는 것이었다.
물론, 난 인천공항에서 비행기표를 받으면서
드디어 집을 떠났구나 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으니, 어디여도 상관없었다.
정말 늘어지게 자고 있는 녀석.
만져도, 옆에서 사진을 찍어도, 가만히 있었다.
(한참동안 이 절의 구석구석을 돌고 나오는 길에 보니밑바닥으로 밀려나 있었다.)
아래 사진은 어디에서 찍었는지 위치는 기억이 나는데 어디인지 지명을 모르겠다.
그 많다는 고양이들은, 한낮의 해를 피해 모두 숲속에 있었고,
거의 해가 질 무렵에야 하나둘 보이기 시작했다.
(이 이야기를 하는 것은 제대로 찍힌 사진이 하나도 없기때문이다.
밤이었으니 사진이 잘 나올 리가 없다고 애써 시간 탓을 할 필요는 없다.
난 그저 고양이를 찍은 것에 만족할 뿐이다.
연못 속 고기를 잡겠다며 큰소리쳤지만헛손질만 해대던 녀석과
사람을 피해 차 밑으로 숨으러 가던 녀석과
위험한 절벽 끝에서 한가롭게 잠들어 있던 녀석과
한시간 이상을 몸단장에 열중했던 지붕위의 두 녀석...
이 모든 고양이들을 찍었다는 것에, 난 충분히 만족한다.
이렇게 흔들리고 초점도 맞지 않은 사진을 올려놓은 것은 그런 까닭이다.)







'바깥 고양이들' 카테고리의 다른 글

일본에서 만난 고양이들 [4]  (0) 2006.08.06
일본에서 만난 고양이들 [3]  (0) 2006.07.31
일본에서 만난 고양이들 [2]  (0) 2006.07.31
동네 고양이..  (0) 2006.02.21
집 근처 길냥이...  (0) 2005.07.23