네롱이는 속이 더부룩할 때마다 징징대며 문을 열어달라고 졸랐다.
문을 열어주면 쏜살같이 옥상으로 올라가 화단을 개조한 밭에서 잡초건 뭐건 뜯어먹기에 바쁘다.
그리고는 몇 시간이 지나면 풀을 토해낸다.
거기엔 털도 있겠고, 녀석의 배를 거북하게 했던 것들도 있을 테고.....

네롱이가 꽃밭에 갔다.

라고 말한다고 해도 믿지 않을 게 분명하다. 네롱이는 집안 고양이니까.
가끔 옆집에서 계단에 화분을 놓아둔다.
그걸 뜯어먹으려고 할 때 난감하다. 정말로 어느 화분은 네롱이가 다 뜯어먹었는데 모른 척 하고 지나갔다.

이날은.
뜯어먹지는 않았다. 그저 냄새 맡고 부비다 내려왔다.
그래도 꽃밭에 간 고양이 같다.


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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