배가 고팠을까.
녀석은 닫힌 문 앞에서 안쪽 사무실을 바라보고 있었다.

이 녀석은 사정이 좀 나은 편이다.
문 오른편에는 녀석을 위해 만들어놓은 집이 있었으니까.
시간 되면 밥도 먹고, 만사 귀찮으면 집에서 쉬기도 하지만 여전히 바깥 고양이다.

그래서
가까이 다가가면 피한다. 숨는다. 본능.
최소한 보호를 받고 살지만 이 공간을 벗어나면 여전히 싸워야 한다.
낯선 사람을 반길 리 없다.

그게 바깥 고양이가 사는 법이다.
바깥 고양이가 사람과 친해져봐야 결국 자기만 힘들어진다.
이야기해주지 않았어도 그런 것쯤은 나도 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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