우연히 창문 밖으로 지켜보거나
우연히 창문 밖에서 들리는 날카로운 소리로 걱정하게 하거나
(누군가 짜증을 내며 돌을 들고 나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어지러운 울음 소리들.....)
우연히 집을 나서거나 돌아올 때 눈울 마주치거나
우연히, 정말 우연히, 집앞 쓰레기봉투를 뒤지는 걸 보거나

그렇게 늘 우연이었던 집 주변의 길고양이.
그녀석을 이렇게 가까이 볼 수 있었다.







대담하게도 집 앞 찻길에서 햇볕을 쬐고 있었다.
차가 지나가도 신경쓰지 않았다.
금방이라도 차에 치일 것 같았다. 위태롭다.
천천히, 그렇지만 재빠르게 녀석에게 다가가 길가로 유인했다.

그런데......
따라온다. 다행이다. 다행이다. 게다가 골골골 갸르릉갸르릉...
무슨 일이 있었길래 그렇게 행복해했을까.

핸드폰 카메라를 작동시켰다.
흔들린다.
핸드폰 고리를 가지고 장난을 친다. 촐랑이가 좋아하는 장난인데 이 녀석도 장난을 친다.
집안이나 집밖이나 고양이들은 똑같다.





엉덩이를 가볍게 툭툭 때려줬다.
좋아한다.

녀석의 뒷모습을 찍고 들어와 사료와 물을 챙겼다.
그 사이에 어디론가 가버린 녀석.
이것도 다행이다.
사람과 친해져봐야 녀석에게 이로울 게 없다.

언젠가 또 만나겠지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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